- 개봉: 2002.06.28.
- 등급: 전체 관람가
-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내 기억으로는 첫 애니메이션 영화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아니었나 싶다. 일반적으로 TV에서 방영되는 만화와는 다른 캐릭터들의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과 표정 묘사, 어딘가 정말로 살아있을 것만 같은 기괴한 생물들이 그 당시에 매우 충격적이고 신선했다. 개봉한 지 20년이나 지난 영화이지만 다시 봐도 그림체가 촌스럽지 않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로 가득해서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거기다 해석하는 재미도 있다. 10대 때 보았던 작품을 30대가 되어 바라보니 또 다른 느낌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이미 매우 유명한 영화이므로, 줄거리는 간단하게 소개하고 숨겨진 해석에 대한 내용을 주로 설명하고자 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줄거리
치히로는 부모님과 함께 이사를 가던 날, 수상한 터널을 지나면서 금지된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는 신들을 위한 음식이 차려져 있었는데 치히로의 부모님은 이 음식들을 먹어 치우면서 돼지로 변해버리고 만다. 겁에 질린 치히로에게 도움을 주겠다며 나타난 정체불명의 소년 하쿠. 치히로는 그의 말을 믿고 부모님을 구해 인간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마녀 유바바를 만나 계약을 하고 온천장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
영화 속에 숨겨진 작가의 의도 및 해석
-영화 초반에 치히로 아버지의 고급 차를 보여주는 것부터, 주인도 없는 가게에서 돈이 있다는 이유로 음식에 홀려 돼지로 변해버린 모습들을 보여준다. 일본 버블경제 시대 때 넘쳐나는 자본들로 실제로 욕구에 눈이 멀어버린 물질 만능주의 세대들에 대한 비판을 담은 장면들이라고 한다.
-치히로는 마녀 유바바와 계약을 하는데, 이때 유바바는 치히로의 이름을 빼앗고 '센'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하쿠는 치히로라는 본명을 절대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치히로는 요괴 세계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점차 자신의 이름을 잊어 가는데, 이는 자아와 정체성을 잃지 말자는 작가의 메시지가 있다고 한다. 다행히 하쿠의 도움으로 치히로는 자신의 본분(부모님을 찾아 되돌리는 것)을 잊지 않게 된다.
-사실 이 모든 배경이 홍등가를 빗대어 표현했다고 하는 해석들이 있는데, 나는 이 작품을 순수한 마음으로 간직하고 이해하고 싶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가오나시의 정체
극 중 초반부의 가오나시는 말 그대로 존재감이 없다. (실제로 몸도 투명하다.) 하지만 치히로의 도움으로 물질 만능주의가 가득한 온천장으로 들어오게 된다. 온천장 요괴들은 금이라면 환장을 하는데, 가오나시는 요괴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자신이 만들어낸 가짜 금으로 요괴들을 유혹하여 잡아먹는다. 그렇게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만큼 점점 몸집도 거대해져 간다. 치히로에게도 금덩이를 주며 유혹해 보지만 치히로는 거절하고, 갖고 싶은 것을 구하지 못한 가오나시는 미쳐서 날뛰게 된다.
얌전하던 가오나시가 왜 저렇게 되었을까, 대체 가오나시의 정체가 뭘까. 가오나시는 욕망과 탐욕 그 자체라고 보면 된다. 돈의 맛을 알아버리고 욕망에 사로잡혀 치히로의 마음까지 돈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가오나시. 결국 치히로는 강의 신이 준 경단을 먹이고 가오나시를 원래의 순한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다. 또 한 가지 가오나시에 대한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가오나시의 이름은 일본어로 '얼굴이 없다'라는 뜻으로 누에고치를 모델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의 결말쯤에는 가오나시가 마녀 유바바의 쌍둥이 제네바의 집에서 명주실을 뽑는 일을 도와주며 머무르게 된다.
해석을 읽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다시 보면서 숨겨진 의미들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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